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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영화 리뷰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나에게 이기적이어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는 우울증에 도움되는 책추천

지난 몇 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눈물이 났다. 30살이 되어도 계속되는 진로 고민과 가족에게 느끼는 사랑을 넘어선 의무감, 이기적인 선택에 대한 자책감, 연애를 통해 보이는 나의 치졸함 등 내가 가진 열등감을 마주하고 깜짝 놀란 마음이 눈물로 나왔나 보다. 

 

 

 

pixabay

 

 

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에세이- 일과 사랑, 인간관계와 삶의 태도에 대해 쓰는 걸 좋아하는 작가 

 

일에 관하여

내가 하는 이 일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일은 정말 지루하다.


의미? 그런건 원래 없다. 세상의 모든 의미는 내가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며 일의 재미 또한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다.


만일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대안의 인생, 그런 건 어디에도 없다. 내가 현재 살고 있지 않은 대안의 삶에 멋대로 싸움을 붙이고 지지 말자. 행여 있더라도 분명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저쪽 인생의 나'도 똑같이 '이쪽 인생의 나'를 시기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일을 어디서 하더라도 일의 본질은 같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사람들과 조율할 줄 알아야 하고, 규칙을 따라야 하며 스스로를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 


자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럴수록 그에 대한 대가는 엄정하게 치를 수밖에 없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 미움받을 용기 그리고 외로워질 가능성도 떠안는다. 내가 선택한 '자유'가 결과적으로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구속'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기꺼이 감당하고 그 대가를 치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가질 수가 있다.

 

20대 초반부터 직장생활만 하던 내가 자유로운 삶을 꿈꾸면서 일어난 마음 속 깊은 두려움, 막연한 기대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으로 힘든 나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통해 책임감과 자발적인 인생의 태도를 가르쳐 주었다.

 

 

 

pixabay

 

연인과의 사랑에 관하여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한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서로를 사랑한다면 힘닿는데까지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상대의 모든 것을 알 필요가 없으니 상대의 사생활을 지켜준다. 아무리 가까워도 인간으로서의 예의의 선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랑은 이래야만 해. 라며 자꾸 사랑을 정의하고 범위를 좁히는 게 아니라, 이럴 수도 있다며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넓혀야 한다. 타인의 시선이나 주변의 상식과 기대치에 얽매이지도 말아야 한다.

 

나의 사랑이 타인에게 어떻게 보일지, 남자 친구니까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지를 벗어난 인간 대 인간의 관계임을 깨닫게 하고 언제라도 귀와 마음을 열어두는 사랑에도 성실함의 태도가 있음을 가르쳐주었다.

 

 

 

가족 그리고 인간관계에 관하여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어찌 되었건 가급적 빨리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부모 품을 벗어나는 것이 서로를 돕는 길이다.

그 어떤 가까운 인간관계도 나의 인생을, 나의 행복을, 내가 외롭지 않음을 보장해줄 수는 없다. 고독은 스스로 떠안고 처리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에나 지옥도 있고 찐한 감동도 있다. 사람들끼리 미워하고 시기하며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딪히면서 자극받고 배우며 성장해 나가기도 한다. 

 

독립한 지 딱 1년이 되었다. 1년 새 많은 것을 깨달았다. 부모가 나와 같은 인간이고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이기적이고 인간이기 때문에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으로 맺어진 가족관계도 이러한데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오죽할까. 가족일지라도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관계를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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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의 관계에 관하여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 때도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음이 통하지도 않는 누군가로 공허함을 가짜로 채우기보단 차라리 그 비어있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있어야 진정으로 나답고 편안할지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그 어느 것도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려면 평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한다. 

자존감은 '나 자신을 아는 것'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나 자신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좋은 점을 극대화하려는 선한 에너지가 앞으로 걸어간 만큼 나를 존중하도록 만들어준다.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관계는 나의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나의 마음이 건강해야 연인과의 관계도, 가족 간의 관계도, 친구와의 관계도, 직장동료와의 관계도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