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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_영화 리뷰

다른 사람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 마음의 결핍을 채울 수 있는 다산의 마지막 공부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책리뷰

하루하루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회사에 출근해 돈을 벌고 변화하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 새로운 것도 배운다.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늘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하고 있는 걸까. 근본적인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마음공부를 통해 마음이 보존되면 근본이 세워지고 근본이 세워진 다음에야 할 수 있는 것이 배움이라고 하시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마음을 지켜내는 것을 강조하셨다.  

 

 

unsplash

 

현대인들은 마치 마음을 어딘가에 잃어버리고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음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자아를 상실한 것과 같다. 마음은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잃고 상처를 받았기에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분노한다. 그리고 분노를 절제하지 못한다. 또한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찾고 있지만 가져도, 갖지 못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갖지 못한 사람들은 불투명한 미래 때문에 불안하다. 사회의 불평등과 공정하지 못함에 분노한다. 가진 자들 역시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욕심 때문에 허무하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져도 마음이 공허한 것은 가진 것들이 진정한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비교된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힘이 드는 것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결핍이다. 외로운 것이다.

 

 

사람들을 응대하는 서비스 직종에 오랜 기간 일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감정노동자라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의 감정들을 마주한다. 기분 좋은 에너지를 나누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수많은 분노의 감정들도 나눈다. 처음엔 마주하는 모든 감정이 나의 기분을 좌지우지했지만 이젠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저 사람은 참 힘들겠다.'라는 연민의 감정도 든다. 모두들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려서 그런 거겠지.

 

 

삶의 순간순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쉽게 흔들리는 것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그렇게 휘청대는 것이 당연하다. 단지 하루를 마무리하는 조용한 시간, 차분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스스로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반성은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을 전제로 삼는다. 솔직하고 겸손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혹은 혼자만의 시간에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다. 남의 탓, 환경의 탓이 아닌 스스로를 돌아봄으로써 잘못을 고치고 조금씩 성장해갈 수 있는 것이다.

스스로 성찰하는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사랑과 배려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감정을 다스리려면 먼저 그 감정이 드러나기 전의 상태, 즉 평상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우선이다. 평상시의 마음이 악함에 치우쳐 있거나, 사욕 때문에 욕심에 치우쳐 있거나, 비뚤어진 마음 때문에 편견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면 외부의 반응에 조화롭게 대응할 수 없다. 평상시의 마음을 곧고 바르게 하여 지나치거나 치우치지 않도록 하는 것, 즉 '중'에 두는 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근본이 된다.

무릇 화를 내야 하면 화를 내되 그 화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말아야 하고, 두려우면 두려워하되 지나치게 겁을 내어서는 안 되며, 좋으면 좋아하되 지나친 욕심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근심할 만하면 근심하되 마음이 상할 정도로 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해야 마음의 본체와 그 쓰임이 바르게 되는 것이다. 결국 평상시에 평온하고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고, 감정이 드러나는 순간이 왔을 때 무조건 감정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표현함으로써 중용의 도를 지키는 것이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에서 날마다 선한 기운을 받고 마음을 자라게 하는 시간을 가진다면 평온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회복할 수 있다. 선한 기운을 받는 것은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증자가 하루에 세 번 반성함으로써 자신을 돌이켜 보았듯이 날마다 혹 잃어버린 마음은 없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나 또한 가끔은 감정이 조절되지 않을 때가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일상의 평온함을 이야기한다. 지금 마주하는 감정에 솔직하되 조화롭게 표현해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한다. 평소의 온화한 마음을 위해 명상을 도전해봤지만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있는 건 힘들고 누워서 했더니 자꾸 잠이 들었다. 요즘 건강을 위해 주 5일 요가를 1시간씩 하고 있는데 그 시간이 나에겐 명상과 같은 시간이 되고 있다. 나쁜 감정이라도 무조건 참고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새롭게 느껴졌다. 

 

 

 

어른 대접을 받고 싶다면 공부와 생각을 통해 먼저 덕을 세워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바르게 이끄는 사람,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 어른은 많이 아는 이가 아니다. 배운 것을 깊이 고민함으로써 작은 욕망과 세상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다. 
글의 깊은 뜻은 대개 글줄이 아니라 글줄과 글줄 사이, 행간에 있기 마련이다. 글줄이 전하는 정보에만 갇힌 이들을 가리켜 우리는 헛똑똑이라고 한다.

신독이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들어 가려는 간절함이다.

 

배운 것을 체득화하여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배운 것을 깊이 고민하고 때론 비판적인 시각으로 나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지식만 가득한 것이 아닌 지혜로운 어른이 되고 싶다.